뚜비야 편히 쉬거라....

2012. 7. 30. 12:30낙서장/이야기

우리뚜비...

블로그 우측에 떡하니 웃고 있는 우리뚜비를 보니 마음이 아프다.

배에 혹이생겨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수술예약을 하고 두어 주일후 수술받았다. 배에생긴 종양제거 하고 호르몬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하여 늦었지만 중성수술과 발견된 몇가지를 한꺼번에 수술하고 치료하였다.


수술후 밥도 잘먹고 오히려 식탐이 늘은것같아 걱정도 되었지만 재롱은 변함없었다.

못마땅한게 있으면 아무대나 똥싸고 오줌갈겨 혼나는 빈도도 많았지만 나이가 들어 그려러니 했었다.

예전처럼 밥상도 같이받고 아무리 맛있는 먹이라도 밥상에서 반찬한가지를 입에 넣었다가 주지않으면 먹이를 먹지않던 우리뚜비다. 그럴때마다 버릇없어진다고 투덜대긴 했지만 늘 내가 그렇게 했다.


그러던 강아지가 몇일전부터 헥헥대고 밥도 잘못먹고해서 폭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밤새 얼려놓은 얼음주머니를 아침에 두고 가기도 했고 금요일에는 집사람이 쿨패드를 사서 깔아주기도 했다.

토요일은 컴퓨터하는 내옆에와서(내가 아들방에 있으면 늘 그랬다.) 애절한듯 쳐다보고 헥헥거려 밥그릇을 보았더니 사료가 그냥있었다. 배고파서 그런가싶어 냉장고에서 시원한 사과와 배를 입으로 잘게씹어 손바닥으로 주었더니 반쯤 배를 깔고 힘겹게 받아먹었다.


안방에 자기집에 있다가 없어서 보면 안방 침대밑에서 헥헥거리기도 하고 이방저방 다니길래 더워서 그런줄 알고 선풍기앞에 데려다 놓기도 했지만 자꾸피한다.

물에 얼음을 넣어 먹게하였지만 몇모금 먹더니 그만둔다. 그날 저녁 쇼파위에서 집사람을 쳐다보는 애절한 눈빛을 보고 집사람이 딸래미한테 뭔가 심상찮다고 병원에 데리고 가보라고 한다.


일요일 아침일찍 늘 하던대로 집사람과 나는 집을 나섰다.

안방에서 자던 뚜비가 밤에 딸아이 방에 간 모양이다. 밤새 뚜비때문에 한잠 못잔 딸래미가 어제아침 병원에 데리고 간 모양이었다.

일요일이라 저번에 수술받은 병원은 못가고 연신내에 있는 병원인데 심장이 많이 부었고 폐가 쪼그라들었다면서 잘못하면 입원 할 수도 있다고 전화가 왔다. 걱정스럽게 전화를 끊고 운동하고 들어와서 샤워 마치고 다시 전화를 했는데 딸아이가 받지 않는다. 치료가 끝나든 입원을 하든 날씨가 더워 데리려 가려고 전화했는데 받지않는다. 불길한 생각이 들어 카톡으로 연락했더니 지금 의사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조금있다가 연락 준다고했다.


한 십분 있다가 걸려온 수화기 저쪽 딸래미 울음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진찰중에 우리뚜비가 죽었다고 한다.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힘들었으면 어제저녁에 바라봤던 그 눈빛이 그렇게 애절했구나 싶어 미련스럽게 두고만 봤던 내가 너무 미웠다. 후회해도 소용없는 자책감이 밀려왔다. 불쌍해서 눈물이 핑 돌았지만 딸아이를 진정시키고 아들과 함께 삽을 챙겨서 연신내로 갔다. 가는내내 아들도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이곳 저곳 찾아 다니다가 북한산 인근 야산 양지바른곳에 묻어주었다. 어제이후 지금까지 눈을 감아도 우리뚜비 생각 하늘을 쳐다봐도 우리뚜비가 웃고 있다. 내가 이럴진데 딸아이 중학교 입학무렵 데려왔으니 우리딸과 아들의 마음은 어떤지 짐작할만하다. 묻어줄때 자리에 없었던 우리집사람 마음은 또 어떻겠는가...눈도 못뜬 새끼를 데려온지 벌써 14년이 되었으니...


이제 집안 곳곳에 묻어있는 우리뚜비 흔적과 유물들을 치워야 한다.

얼마전 우리딸 어릴적 사진액자 앞에 둔 뚜비 사진을 보았다. 사진을 찍었는데 액자가 없어서 그렇게 두었다고 했는데 그 사진이 그만 영정사진이 되었다. 핸드폰과 컴퓨터 그리고 블로그에 저장된 사진들을 보며 우리뚜비를 생각하고 그리워 할 것 같다. 격량의 우리 가족사에서 우리뚜비와 함께한 시간들은 잊을수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론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는 다짐도 해보지만 나만의 생각으로 되는 일인가...

우리뚜비 고통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쉬고 우리 다음생에서 다시 만나자...미련한 아빠 엄마 언니 오빠 정말 미안하구나...

2012/05/06 - [낙서장/이야기] - 우리 뚜비 수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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