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노동일지

2009. 5. 15. 20:47낙서장/이야기

어제 퇴근하면서 연신내 사거리에 있는 성모안과를 들렸다.
아침 출근하면서 쌍꺼풀과 미용수술을 잘 한다는 버스의 라디오 광고 때문이었다.
쌍꺼풀에 왜 관심이 있냐하면,,,
오른쪽 눈이 자꾸 씨부러진다.
어릴적 부모님이 시골서 데려다 놓은 여자아이 괴롭히다가 싸리 비짜리 끝으로 상처입은 눈동자가 흉이생겨 회복되지 못한 시력이 세월이 가면서 눈까풀의 균형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고...
자꾸 눈썹이 찔러 눈이따갑고 붓기가 일쑤다.
독립문 살때도 한번 안과에 들렀는데 눈섭만 뽑아주고 눈동자에 기스 났다고 안약만 주었다.
몇개월 지나면 또 그렇다. 불편하지만 미련스럽게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놈현 前 통령 생각이 났다. 눈썹이 눈을 찔러 마눌과 쌍으로 쌍꺼풀 수술했다는---
비싼 돈주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혹시 안과에서 치료목적상 하면 좀 싸지 않겠는가 하는 바람에서 쌍꺼풀 전문이라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여 퇴근하는 길에 들렀다.

그 성모안과 의사도 속눈썹만 빼주고 안약만 준다.
그리고 하는말...한달에 한번씩 와서 속눈썹 뽑으면 된단다...흐흐흐
의사말은 참 잘듣는 습성때문에 아침에 마눌보고 안약을 넣으라고 하고 눈 깜박이다가 그만 핸펀을 놓고 나왔다.
몇정거장을 지나서야 생각이 나지 뭔가...아침마다 행하는 행동 메카니즘에 갑자기 하나가 추가 되면 꼭 한가지를 잊고 나온다.
안하던 전화를 한다든가...또는 볼펜으로 뭘 적는다 거나 하는 등등...
아마 나만 그런것은 아닐것이다.
나이먹어가는 과정일것이다... 그렇지만 짜증이 났다.
오늘을 담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오늘 날씨는 맑았고 화물차도 있어 오전 작업은 독립문쪽 현저공원 중턱에 자리잡은 바이올린 노숙씨 움막철거에 나섰다.
저번에 양손에 칼들고 설쳤지만 자기 인격을 믿고 연기 해 달라고 해서 그냥 왔었지 않은가..
혹시나 하면서 갔더니 이사 가고 없었다.
개 두마리도 데리고 간 모양이고 주변도 깨끗이 청소 하고 갔으면 정말 좋은 인격이었을 텐데...
개집과 움막철거 여러가지 쓰레기가 한차가 나왔다.
7년묵은 쓰레기니 그렇기도 하겠지...
온옷이 개냄새다....ㅠㅠ

또 한군데 들렀다.
삼복도로 입구 화장실 뒤에 예전에 노숙씨 나가고 싸아악 청소 해논 자리였는데....
저 위쪽에서 쫓겨난 부부노숙씨가 거기서 자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 쪽을 청소하면서 또 노숙씨가 자리를 차지 할 줄은 짐작했었다.
우선 자리가 널찍하고 남향에다 주변이 숲이라 포근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옆에 화장실이 있어 물 공급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노숙씨의 입지조건이 어디 있겠는가...
그 부부 노숙씨 주섬주섬 비닐에 이불보따리 싸면서 떠난다고 하니 주변 쓰레기만 주워 나왔다...
마음이 영 괘운찮은 것은 왜일까....같이간 일행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다.

오후에는 홍은동 풍림 아이원 아파트 주변 산속 배수로 청소를 나갔다.
꽤 여러군데를 다녔다.
선두에서 낫으로 풀을베고 살벌한 가지들을 치고 나가면 뒤따라 갈고리와 삽으로 바닥을 긁어 삼태기에 담아 배수로 위로 올려 버리는 작업들이다.
손발이 맞아서 일까...이력이 나서일까..이젠 말 안해도 척척 손발들이 맞는다.
시키는일에 점점 익숙해지는 나를 발견하게된다......................

어제는 안산 배수로 작업을 나갔다.
생태공원답게 곳곳에 습지들도 있고...
예쁜 꽃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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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와서 인지 배수로에 물이 있는곳도 있다.
장화신고 오신 홍제동 형님은 저멀리 낫질 하러 가셨는지 퇴로뚫어 주시고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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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에 핀 이 예쁜꽃이 무슨꽃일까...
무악동 수현이 형님에게 물었더니 쫓아가서 보더니 돌아와서 하는 말 "병꽃" 이란다..
소주병 병?? 했더니 그렇단다.
믿어..말어...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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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연대 뒷쪽도로 옆인데 어떤이가 벌 을 치고 있다.
양봉인지 벌들이 앵앵그린다.
아카시아 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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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못가는 삼남씨....
일본군 복장을하고 심각하게 쳐다보는 모습이 참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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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 맞은편의 생태공원과 바람개비...
연못에는 팔뚝만한 향어 2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경훈이 형님이 봤으니 남아날지 모르겠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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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오바리 부근에 사신다는 나그네님을 생각하며 울며헤진 부산항 기타곡으로 한곡 올린다...


울며헤진 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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