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노동일지

2009. 5. 21. 21:36낙서장/이야기

새벽에 눈을뜨고 잠시 오늘을 생각해 본다.
어제 한옥이 형님이 비온다 했는데 지금 비 내리고 있나...?
슬쩍 밖을쳐다 보니 커텐 탓인지 늘 보던 희뿌연 색깔인데...다시 눈을 감는다.

출근준비 마치고 창문열고 손내밀어 보니 차가운 비가 손바닥에 떨어진다.
굵지는 않지만 강풍탓인지 내리는 빗방울이 바람에 이리저리 날린다.
아무래도 금방 그칠 비는 아닌듯 싶다.

대기실 오르막 출근길에서 가끔 보는 아줌마가 오늘은 주홍색 우의를 입고 내려간다.
한참을 지나 돌아다보니 그 아줌마 이리저리 바람을 피하는듯 하다.
돌아서며 중얼거린다.
축축한 하루가 시작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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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대기실 사물함이랑 에어컨, 냉장고등을 재배치하고 연결하느라 북적거렸다.
어제부터 그쪽에서 일한 복근,상남씨와 흥기씨..
그리고 반장이 에어컨 동파이프 구부리고 용접하고 부산을 떨었다. 성질이 급하여 장갑도 안끼고 만지다가 손바닥도 찢어지고 상채기도 입었다.
괜히 쳐다보는 사람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않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인데...
마땅히 할 일도 없고 그냥 자리 뺐길라 눈감고 명상하는 이..
정서불안으로 일어났다 앉았다가 또 밖으로 나갔다 들어갔다 하는 이..
일 하는 옆에 붙어 하나하나 간섭하는 이...
신문보고 잡담하는 이..

이광경 보고있는 나도 참 곤혹 스러웠다.
조그만 공간에서 대부대가 북적대고 밖은 비가오시니 대기실은 환기가 안되고 머리가 띵하다.
34명이 북적댄 비오는 날의 대기실 모습이다.
대기실 올라오면서 에프엠 대행진에서 오늘 같은날 어울린다고 틀어준 비오는 날의 수채화가 생각났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가 되었으면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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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기다리느라 단풍나무 가지위에 스치로폼을 얹어 지붕을 만들었다.
한동안 이곳에서 노닥거렸다.
6월이면 공공이 몇백명 온다던데......이곳에다 천막을 칠려나..어쩔려나...
또 내일 진안에서 기능사 실기시험때문에 성호씨가 걱정이 태산이다.
먼저 보고온 수현이 형님 이야기 들으니 자신이 없고, 포기 하자니 5만2천원의 시험료가 아깝다.
이런얘기 저런얘기로 이야기꽃 피우며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다.
입에물은 흥기씨의 담배가 참 맛있게 보인다.

성호씨 즐시험 하시고 꼭 합격하세요..*^^*


Cascades - Rhythm of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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