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주 근무일지

2009. 3. 8. 10:45낙서장/이야기

2월을 보내고...
1월5일 파견 나왔던 공원계에서 공원생태계로 10명 전원을 원대 복귀 시켰다.
다들 토사구팽 이라고 난리다...ㅎㅎ
일용직이 없는 1월과 2월의 공백을 우리로 메우고 끝날때 까지 같이 간다더만 3월부터 일용직 근로자 18명이 들어왔다고 생태계로 보내버린 것이다.
토사구팽? 그럴수도 있겠다.ㅎㅎ
5명씩 두팀으로 나뉘어 각각 배치 되었다.
한 두어달 정들었던 동료 형님들과 헤어진것도 아쉬웠지만 우선 몸이 일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기존 일하시던 분들과도 서먹서먹하다.

하루두번 편도 40분씩 걸어 야산 작업장에 도착하여 전지한 가지들과 통나무를 가지런히 쌓는 일이다.
차가 없는 날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40분씩 4번을 걷는일도 보통이 아니다.
엔진톱과 개인장구를 메고 걷는일이 쉬운 일 만은 아니었다.
차 있는날은 화물칸에 실려 가면서 따라오는 차들과 버스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내가 버스를 타고 자가용을 타고 가면서 화물칸에 짐짝처럼 실려있는 사람들을 보고 그당시는 어떤 생각을 했던가....
아직 바람도 차고 화물칸 바닥도 차지만 적응하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다.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산에서 작업하는 것이 많이 힘들다.
글자 그대로 푸른숲가꾸기다.
일지 쓰기도 힘들다. 땀흘리고 어울려 일하다 보니 카메라도 못 갖고 다닌다.
아쉬운데로 핸드폰으로 몇장 찍었다.

작업장에서 작업장으로 이동 중이다..

나무쌓기를 잠시 중단하고 쉬고 있다.

3월인데도 다들 하의 내복은 입고 있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나는 훌훌 벗어던졌지만 전신이 가시로 긁힌 자국이 훈장으로 남아있다.
얼굴부터 가시로 주욱그어져 약국에서 흉 안지는 반창고를 붙이고 다닌다.
자르고 파묻힌것 빼고 잔가지 가지치고 하면서 온손에 가시가 들고..비탈길이라 작업화속의 발이 미끄러져 발도 아프다.
초짜가 안해본일 하려니 이렇게 힘이든다...에고~~
나만 하는 일도 아닌데 너무 엄살이 심한것 같기도 하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나혼자만의 넋두리다..

이렇게 예술적으로 쌓고 있다.
땅속에 묻혀 썩으나 보기좋게 쌓여 썩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일자리 창출 목적달성과 미관적으로 보기 좋으니 좋은것 아닌가 싶다.

엊그제 비가 와서인지 산에는 온통 봄 기운이다.
아침 저녁은 쌀쌀하지만 낮에는 덥다.
활기찬 봄기운은 우리 서민들에게도 찾아와야 할텐데.....영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나이 이 생활에...
무슨 봄의 활기가 있겠냐 마는 무거운 생활의 짐을 지고 맞는 봄이 그래도 환하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히브리노예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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