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와 함박눈속에 터트린 산수유 꽃망울..

2010. 3. 9. 21:41그림들/산유화



오늘..꽃샘추위 때문인지 날씨가 꽤 쌀쌀했다.
강원도에는 벌써 3일째 폭설이 내리고 있고, 이곳 서울도 오후늦게 부터는 눈비가 온다고 한다.
희망근로 하시는 분들과 작업중에 저 멀리 쳐다본 외곽순환도로가 보인다. 금방 눈이 올 것 같은 날씨다.



작년 홍제동에 사시는 희망근로 아주머니가 빨간열매를그렇게 열심히 따던 산수유 나무. 배트민턴장 옆에 서있는 그 산수유 나무에 다시 노란 꽃망울이 맺혔다. 꽃샘추위와 함박눈 속에서도 노랗게 망울을 터치고 있다. 어제밤 티브이 미수다2 에서 이탈리아의 크리스티나가 자기나라에서 부르는 봄노래의 제목이 "나쁜봄" 이었다. 봄에대한 기역은 누구나 제각기 다를 것이다. 이노래의 가사는 사랑하는 남자가 봄에 떠나버려 봄만되면 그 나쁜기역이 떠올라 그렇게 노래하는 것이리라. 봄..봄에대한 나의 기역은 어떤가. 그냥 막연히 흘러가는 계절 바퀴의 1/4 인줄만 알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언제 부터인지 이놈의 계절은 어떻게 봄이다 싶으면 여름날씨라고 투덜거리면서...

돌이켜보면 고등학교시절 식목일에 학교가서 담벼락 밑에 나무심으며 투덜거리던 기역과 그 시절 첫사랑 여학생 따라다니며 배트민턴채 들고 다니던일... 제목도 기역 나지않는 정훈희가 부른 이노래..진달래 피고 새가 울며는 두고두고 그리운 사랑~~빠밤~!! 하던 노래가 아련히 생각난다. 그 시절은 지금도 눈만 감으면 아직도 마음셀레는 그런시절이다. 친구 군에갈때 송별식 한다고 전철타고 인천에가서 송도가 섬인줄알고 택시 기사한테 배타는데 가자고 했던일도 아마 노오란 개나리와 돌산틈에 피어있던 진달래 봄이었을것이다. 그 후 직장생활과 결혼생활때는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뒤돌아보면 당췌 생각나는것이 없다. 지금은 다 자랐지만 아이들의 그 귀여웠던 모습과 울던모습 칭얼거리던 모습들이 통 생각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컸는지 기역나는것이 없다. 참 헛살았다 싶다. 이제 나이먹고 살아온 날들이 회한으로 남아 돌아봐지고 작년에 시작한 숲가꾸기 2년차이다보니 흘러가는 세월이 빠르고 돌아오는 계절의 느낌이 예전과는 다르다. 생동감이 넘쳐서도 아니고 희망을 보아서도 아니다. 다만 이봄이 지나면 여름 그리고 가을지나 겨울까지 일하고 나면 내년에는 재계약 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 때문이 아닐까...서글프다.

[청계천에도 오늘...산수유 꽃망울이 터졌다고 뉴스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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