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명 전원이 각자 맡은 나오바리로 청소하러 가다...

2009. 1. 21. 20:16낙서장/이야기

오늘은 현대 더블캪 화물차도 옆방 산림녹지에서 사용하는 날이다.
홀수날은 녹지 짝수날은 우리 공원계에서 사용한단다.
그래서 이동 수단도 없고 10명 전원이 자기가 맡은 공원으로 출발 하였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나는 어린이공원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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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노씨고 이름은 숙자씨

어저께 노숙자 식기와 깔판과 지저분한 이불들을 다 버렸는데도...어김없이 앉아서 술판부터 벌리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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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경 뿔뿔이 식량전투 나가시더니 12시넘어들 다시 돌아오셨다.
성은 노씨요 이름은 숙자씨들...
깨끗하게 청소하고 막걸리 술병 치우고 종이컵과 담배꽁초 치워놨더니 자리를 옮겨 가면서 술판을 벌리시는구나...도대체 돈은 어디에서 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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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누워계시는 노숙씨는 어제버린 돗자리 찾아서 잔디밭에 갖다놓은 분이다..
말리려다가 반장 말씀이 생각이 났다. 오늘 아침에도 당부의 말씀이었다.
혼자서는 절대 말도 걸지말고 치운다고 설치지 말랜다...
그 생각이 나서 그냥 보고만 있었다.
그런데 오전에 너무 마셨나 보다...그냥 뒤로 고꾸라 지더니 소식이 없다.
청소도구 대기실에 마침 젊은 경찰이 담배를 피길래 내가 말했다..
저 양반 죽겠는데?..
걍 냅두세요..매일 그러는데요..한 열명 되요..
그래도 내가 가 봤는데 바닥에 얼굴대고 흔들어도 기척이 없어요..
그랬더니 경찰이 무슨 생각이 났는지 뛰어간다....
흔들어 깨우는걸 보고 나는 시장안으로가서 모처럼 5천원짜리 순대국을 점심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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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서성이는 여자는 오늘 아침에 노씨들과 노닥거리고 있던 여자다.
차림새도 그렇고 노숙씨 같지는 않은데...가더니 자꾸 나타나서 어설렁 거린다.
슬쩍 슬쩍 눈치도 보면서 한번씩 노숙씨들한테가서 뭐라고 하기도 한다.
어떤때는 커피잔을 홀짝이면 지나가면서 또 째려본다.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누굴까.
중년의 여성이지만 머리도 깨끗하고 웃옷 오리털도 멋쟁이다.
바지또한 검은바지가 깔끔한데.....
한참있더니 등산복 차림의 남자와 같이 나타나서는 또 나를 힐끗인다.
그때 머리를 스치는게 있었다.
아하...노숙씨 상대로 주민증이나 이런거 구하러 다니는 사람같았다.

등산복차림의 남자도 나를 흘낏거린다..거참~
조금있더니 저쪽 시장 굽어진 곳에서 한번씩 흘낏거리던 여자가 슬슬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입에 담배까지 물었다.
암튼 모를일이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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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바닥의 비둘기 배설물과 날씨가 푹하여 곳곳에 눈도 녹아 바닥천체를 쓸었다.
몇번을 쓸고..줍고 하면서 공원을 지켜보고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똑같았다.
젊은 사람은 사람이 안 보는곳에 던졌고,
아줌마들은 아랑곳 없다..시장에서 주는 검은비닐봉지,코푼 화장지,포장지 뜯어서 걷다가 그냥 화단으로 던져 버린다.
공원을 지나 빠른길로 이용하는사람....
지팡이 짚고 가벼운 운동하러 나오신 어르신들...
그리고 노숙씨들...
공원이름이 어린이공원인데 어린이는 놀이기구도 없을뿐 아니라 아예 어린이가 오면 못 볼것만 볼것같은 생각이 든다.
공원이름 부터 가 어불성설이다..아예 노숙공원으로 개명을 건의 해야겠다.

큰소리로 펌프하여 뱉어내는 가래침을 길게 버리는 사람..
담배 꽁초 휙 던지는 사람..
참 오늘하루 나도 저랬을까 하는 생각과 노숙씨들 따라다니며 버린 쓰레기 치우는 신세도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다른이가 내 남은 인생은 살아주진 않을진대......ㅡ,ㅡ;;

안치환 - 내가 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