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세째주 작업일지

2010. 2. 20. 12:23낙서장/이야기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동료의 다리가 참 날씬하다. 산에서 작업하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무가지와 돌에 부딛치고 까시에 긁히고 가지에 눈이 찔리는일이 다반사다. 게다가 요즈음은 동절기라 춥기까지하다. 그래서 내복을 입고 무릅보호대를 착용하고 등산용 두꺼운 양말을 신는다. 사소한것 까지 신경을쓰고 자기자신을 자기 스스로 챙기는것이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꼭 해야할 일이다.성화씨~!! 쓰리피스 패션 참 멋지다!!

이번주는 약수터 주변에 비닐천막을 치고 화투를 친다는 민원이 있어 철거작업을 하였고, 수시로 그쪽을 순찰하였다. 화투만 치는 것이 아니고 술도 팔고 음식도 해먹으며 아주 포장마차 수준이다. 매일 가다시피 하니까 이젠 아예 장소를 옮겨서 한다. 마침 오늘 그 장소에 가봤더니 비닐로 천막을 치고 나무를 잘라서 탁자를 만들어놓고 있다.아마 내주엔 또 철거를 해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장애인 처럼 보였는데 이런일을 하는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였지만 적당히 좀 하지 해도 너무 한다. 한사람이 아니고 여러사람이 하는것 같았다. 그중에는 목수출신도 있는듯하여 탁자나 여러가지를 만든것을 보면 보통실력은 아니었다. 우리가 가장 소중히 가꾸는 나무들을 잘라 아무렇게나 사용하는것을보면 화가나기도 한다.
이번주는 자주내린 눈으로 등산로 눈길을 치우기도 했고, 고사목을 잘라 산물정리도 하였다. 고사목을 절단하면서 톱날이 들지않아 톱날을 교체하고 있다. 이 엔진톱은 조림의 강국에서 만든 스웨던제 허스크버너 제품이다. 톱날 상표도 허스크버너인데 원산지는 미국으로 되어있다. 이런 톱날은 우리한국에서도 만들어 수출하는데 전량 OEM으로 나간다고 한다. 독자 브랜드로  만들면 국내에서의 수요가 한정되어 있기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한다. 기술력은 되는데 수요가 많지않다는 이야기다.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니면서 고사목을 찾아나서고 있다.

고사목은 아니지만 비스듬히 넘어져서 다른나무에 걸쳐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베고 있다. 밑에서 1.4미터 위를 짤라서 잘려진 윗나무 절단면이 땅에 닿고 꼭대기가 나무에 걸쳐지도록 잘라서 다시 밑에서부터 잘라먹는 방법으로 절단하고 있다. 그다음 잔가지들은 낫으로 정리하여 옮겨다가 일정간격으로 차곡 차곡 쌓아서 산물정리를 한다.

어제는 빙판으로 변한 등산로를 정비하고 다녔다. 메타쉐콰이어 숲 맞은편 등산로 옆 벚나무 가지에 막걸리 한병과  돼지고기가 있었다. 돼지고기는 생고기로 한 서너근은 너끈히 되어보였고 막걸리는 개봉 흔적은 없다.누가 고사를 지내고 가져왔거나 혹은 일부러 갖다 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약수터 주변등에 과일과 사탕등을 종종 보게 된다. 산짐승을 위하여 놔둔것도 같고 배고프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하여 그런것도 같아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요즘 불특정 다수를 위한 독극물 사건등이 떠올라 누가 선뜻 먹겠는가. 차라리 술은 바닥에 뿌려주고 고기는 잘라 산짐승 먹이로 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남을 돕는 일에도 이렇게 의심부터 드는 세상이 참 고약하다.

하루일과를 끝내고 8명이 불광역 먹자골목의 염소탕을 먹으러갔다. 흑염소 고기로 전골과 탕을 시켜 술한잔 하고 2월 세째주 작업으 마무리 하였다.


Ondori's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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