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맞으며 홍지문 옆을 가보니...

2010. 9. 14. 01:30낙서장/이야기

요즈음 자주 내리는 비와 지난 곤파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안산과 북한산 고은산밑의 가정집 담을 치거나 지붕을 덥치고 등산로를 가로막아 넘어진 나무들 제거작업 때문에 눈코 뜰사이 없이 바쁘다. 희망근로는 주말에 쉬기 때문에 그제 토요일은 비가내려도 출근하였다. 민원처리 때문에 부슬부슬내리는 비를 맞으며 홍은동 현장으로 가서 보니 오른쪽에 홍지문이 보였다. 이곳에 와 보기도 참 오랜만이다. 그간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긴 했지만 이렇게 마주서서 보기는 언제인지 기역이 나지 않는다.

홍지문(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3호)은 한성의 북쪽에 있는 문이므로 한북문(漢北門)이라고도 하였다. 조선 숙종이 친필로 '弘智門'이라는 편액을 하사하여 달면서부터 이것이 공식적인 명칭이 되었다고 한다.

홍지문은 숙종 41년(1715) 건축되어 1921년까지 탕춘대성문으로 그 역할을 다하였으나, 1921년 홍수로 붕괴되어 50여 년간 방치되어 오다가 서울시에서 1977년 탕춘대성과 함께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복원하였다.
홍지문은 화강암으로 중앙부에 월단(月團 - 아치)이 꾸며지고, 그 위에 단층 문루가 세워져 있다. 석축 윗 부분 둘레는 여장이 있고, 문루는 평면이 40㎡로 우진각 지붕이다.

홍지문에서 연결된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 밑으로 흐르는 냇물이 수문을 지나면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홍제천으로 내려간다.

홍지문 북쪽으로 홍제천(모래내 - 沙川)을 가로질러 홍지문과 같이 설치하였던 오간대수문도 홍지문과 함께 1921년 홍수로 유실되었으나, 1977년 홍지문 복원 때 길이 26.72m, 폭 6.8m, 높이 5.23m, 수구(水口) 폭 3.76m, 수구 높이 2.78m의 5간 홍예교로 복원하였다.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이렇게 맑은물이 흘러가는것을 보는것도 참 행운인듯 싶다.

이물길 따라 수로 폭이 넓어지고 자잔히 흐르는 자갈물길이 나오면 낚시바늘에 붉은깃털붙여 낚시줄을 대나무에 이어서 물속에서 견지낚시하던 어릴때가 생각난다. 손으로 튕기듯 살살 잡아 당기면 바로 물살가르며 물려 올라오는 피래미 잡던 그 손맛을 이제는 어디에서 본단 말인가...

홍은동 에서 일을 마치고 독립문 한성과학고 뒤 삼복도로에 아카시아나무가 넘어져 도로를 막고있다는 전화를 받고 그 쪽으로 이동하던 중에 무악재 고개에서 폭포수 떨어지듯이 물이 떨어지고 있다. 급경사라 그런지 떨어지는 물소리도 요란하다. 예전 매연을 내뿜고 올라가던 무악재 고개도 이렇게 자연이 숨쉬는 환경을 접하니 인간또한 한결 숨쉬기가 편하다.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야할 이 자연을 잘 가꾸어야 할 이유이기도 한다.

벚꽃길옆에 뭔가가 여물어 가는듯 한데.. 잘 모르겠고 붉은색이 가을을 연상케 한다. 정말 세월은 빠르다. 이길의 벚꽃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백로도 지나고 추석이 코앞이다.


stepping on the rainy 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