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처럼 더운 날씨에 괜스리 짜증나고 답답할땐 떠나자~!

2011. 8. 2. 17:40낙서장/우리들

“찜통처럼 더운 날씨에 괜스리 짜증나고 답답할땐 떠나자~!” 

어느 여름여행 광고 카피처럼 우리도 주말을 이용해서 강원도에 다녀왔다. 만나면 반갑고 그저 즐거운 것이 우리들 만남이 아니겠는가. 일상의 가면을 훌훌 벗어 던져버리고 서로 만나 진솔하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흉을 보거나, 미워할 친구는 없다. 오히려 인간사 엇비슷한 삶이므로 서로 이해해주고 토닥 거려주기도 한다. 서로 사랑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 해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지라도 털어놓은 긴긴 이야기를 서로 공유해서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것도, 즐거움을 나누는 것도, 얼마 남지않은 우리들의 삶에 우정과 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시작 할 때는 무계획 무대뽀로 시작한 여행이지만 한 페이지씩 쌓여가는 이야기들은 들춰보고 싶을때 뒤져보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것이다.
 
[주] 상기사진의 날짜가 게으른 찍사가 날짜를 확인 못한 관계로 사실과 다른 날짜로 표기되었다. 진짜 날짜는 2011년 7월 30일과 31일임을 밝혀둔다.


맑은 물과 주변 자연경관이 잘 어우러져 더위에 지친 도시민의 여름을 한방에 보내줄 기대를 잔뜩하고 천렵에 필요한 족대와 쇠지랫대도 트렁크에 넣었다.(오리발 호박씨가 담당이다..챙기기는 잘 챙긴다.) 물속에서 신는 신발도 사고 반바지도 넣었다. 이미 귓가에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산새소리의 맑은 지저귐이 들리는 듯 하다. 룰루랄라~!


30일 오후 예전처럼 서울과 인천에서 각자 출발하여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소재 산경카페 부근 펜션에서 만나기로 하고, 오랜 장마와 폭우로 미루어졌던 여름 휴가길로 고속도로가 막힌다고 판단하여 우리는 국도로 가기로 하였다.

이런저런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고 자연을 눈요기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먼저 도착한 총무팀이 둘러보니 개울물이 많아 천렵은 어렵다고 한다. 한껏 들떠서 반도(족대)로 여의치 않으면 촉크를 치니 마니 하던 오리발 호박씨도 영 김샌 눈치로 총무말을 전해준다.

운전하던 어부는 이말 듣고 김샜는지 갑자기 천서리 막국수를 먹고 가자고 한다. 속상하면 먹는걸로 푸는가 보다....신호대기에 기다리던 사거리 좌측에 천서리 막국수 집단지가 보였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스칠소냐...왜 늦었냐고 하면 오리발 내밀고 일단 먹고 가기로 하였다.(하지만 이 막국수 땜에 저녁에 숯불고기는 반도 못 먹었다.ㅠㅠ 말도 못하고. 어부는 곱빼기로 먹었다.)

펜션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짐을 풀고 숫컷들은 판부농협으로 장보러갔다. 배고픈척 하면서 말이다. 인천팀 옆지기들은 시장하다고 난리다.(우리팀 두 옆지기들은 표정 관리 하느라 애좀 먹었을것 같았다.) 

장보러가면서 본 개울가에 피어있는 나리꽃.. 

펜션 경계에 심어놓은 꽃사과 

펜션으로 들어가는 길가엔 온통 꽃밭이다. "꽃밭으로 들어가면 인간도 아니다." 는 무시무시한 경고문도 보였다.

보라색 봉선화...울밑에선 봉선화와는 달리 제법 화려함을 뽐낸다..2010/07/26 - [그림들/산유화] - 울밑에선 봉선화야... 

도라지꽃 흰색 도라지꽃과 참 잘 어울렸다. 2010/07/03 - [그림들/산유화] - 연보라색 도라지꽃이 피었다. 

숯불을 피워야하는데 라이터가 없다. 다들 담배를 끊은탓이다. 할 수 없이 빈박스를 찢어 가스렌지에서 불씨를 공수하여 불 피우고 있다. 챙기고 피우고 머 이런일은 안시켜도 참 잘한다.(나중에 이모습 본 펜션주인이 도치램프를 빌려주셨다.)
[주]간잽이 집에서 목살구워먹으면서 한사람만 담배피우도록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오리발이 딱 걸렸다. 담배는 안 피우더라도 라이터는 니가 꼭 챙겨오니라..] 

열심히 부채질하여 숯불을 피워 등심을 굽고 밥도했다.
부채질은 안시켜도 잘한다. 둘이 구령에따라 잘도 부친다. 

한잔들 하고 기분이 좋은모양... 

판부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볼때 주방장 눈치보며 슬쩍 끼워서 가져온 몽둥이 소세지도 칼집내어 구워내니 더 맛나다.ㅎㅎ 잘들 먹는다.
막국수 반칙한 사람 빼고 인천팀들은 허겁지겁 먹고있는데 펜션 주인이 보신탕도 주고 천렵을 못했다고 민물매운탕도 끓여서 나누워 준다.
오는정이 있으면 가는정이 당근 아니던가...막국수 때문에 남은 고기도 나누었다.(남을 고기의 양이 아닌데 막국수 곱빼기가 들어갔으니 어떻게 고기가 들어가나....쩝)
이번 여행은 오리발 호박씨가 주택 재개발사업후 남은 잉여금 분배를 받았다고 쏘았다. 건수가 없어서 그렇지 앞으로 받을지 못 받을지도 모를 교통사고 합의금 받으면 그것도 기념하자고 난리다. 그래서인지 다음 일정들이 술술 나온다 가을엔 변산반도로 가서 가을회 체험하기...
1월에는 겨울 덕유산 향적봉으로 가잔다.

배불리 먹고 설겆이 담당 인천마부와 범이 둘이서 깨끗하게 치워놓고 밤 산책을 떠났다.(우리들중에 어부보다도 마부보다도 주방장이 버티고 있는것이 너무나 좋다.)
무작정 떠나온지라 프로그램도 없고 배도 꺼줄겸 냇물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향기로운 축사 내음도 좋고, 촉촉히 밟히는 흙의 감촉을 기대했건만 요즈음은 다 콘크리트로 포장해 놓아서 조금 아쉬웠다.
제법 물이 많아 조잘거리며 흘러가는 물소리도 참 정겹고 듣기 좋았다. 그 옛날 부락 도랑가  다리위에서 장난치다가  떨어져서 큰일날뻔한 인사도 생각이나고...그 인사가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워낙 액땜이 많았다..아암~개구쟁이 였지...)
깜깜한 길을 핸드폰으로 조명 밝히니 소시적 시골에서 밤마실 몰려 다닐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모처럼의 옛생각에 잠시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오늘따라 모기도 없네....
시원한 강원도의 밤은 서로의 얼굴 쳐다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으로, 발톱무좀이 극성인 오리발은 발바닥 쥐어 뜯으면서 그렇게 깊어갔다..(나는 제일 먼저 잤다...요즈음은 밥숫갈만 놓으면 눈까풀이 무겁다.)

이튿날 아침 먹고 나온 산책길에서 본 해바라기...2010/07/13 - [그림들/산유화] - 해바라기꽃 

호박꽃 색깔이 너무 탐스러운 노랑색이다. 

손이라도 잡고 거닐지.... 

만수국.. 2010/08/04 - [그림들/산유화] - 만수국

만수국 

접시꽃 당신의 접시꽃... 2010/06/14 - [그림들/산유화] - 당귀꽃, 매꽃, 접시꽃,초롱꽃이 피었다. 

달맞이꽃 이용복이 부른 달맞이꽃이 생각난다... 2010/08/12 - [낙서장/이야기] - 달맞이꽃
2010/06/10 - [그림들/산유화] - 황금달맞이꽃(개량 달맞이꽃)이 피었다. 

옥수수가 제법 크다...저 옥수수 수염도 약된다던데..  요즈음은 "약"된다는 말만 들으면 귀가 번쩍트이고 눈알이 둥글둥글~! 

닭의 장풀 2010/08/22 - [그림들/산유화] - 댕강나무 

개울가에 텐트가 있다. 요즈음 같이 게릴라성 폭우가 심할때는 개울가 텐트는 위험하다. 

돌아오면서 옥수수 한장더~~! 

이제곧 고추잠자리도 나오겠지.. 

접시꽃 

길가에 큰 호박도 보이고... 

참깨꽃..소금잽이가 알려 주었다. 

우리나라꽃 무궁화...2010/07/17 - [그림들/산유화]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여름에도 많이 보는 코스모스...가을길은 옛말이다. 

가우라 린드헤이메리와 백일홍 2010/07/08 - [낙서장/이야기] - 안산의 황구렁이가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심신산골의 백도라지.. 

연보라색 도라지꽃 2010/07/07 - [그림들/산유화] - 수국과 노란참나리꽃이 피었다. 

겹꽃삼잎국화 참 오랜만에 보네..2010/07/29 - [그림들/산유화] - 안산의 겹꽃삼잎국화 

무얼그리 뚫어지게 쳐다 보시는가... 

피래미 찾으시나? 엄쓸껄....

웃는모습이 아직도 천진난만 이구먼... 

보여? 

왜...성질났냐? 

범이가 찍은 검은나비 

아주작은 밤나무에도 밤송이가 열였다. 

펜션 뒷마당의 사과나무 

방울토마토도 있네.. 

따먹을려다가 참은 풋고추.. 

피망..

살구 

펜션 돌벽에 붙은 청개구리..인천마부가 찍었다. 

오리발 궁리?? 제발 호박씨 까지마라.. 

옆에서 본 펜션 

앞마당

간잽이 가 머 하는지 쳐다 보고있지? 

백날 쳐다봐도 엄따.. 

달맞이꽃 2010/06/10 - [그림들/산유화] - 황금달맞이꽃(개량 달맞이꽃)이 피었다. 

부처꽃 2010/06/16 - [낙서장/이야기] - 꽃밭에서 논다... 

무얼그리 골똘하게 생각허누... 

부처꽃 2010/07/07 - [그림들/산유화] - 수국과 노란참나리꽃이 피었다. 

팽팽하더니 많이 늙었구나... 

어제저녁에 없어서 애로가 많았던 라이터를 줏었다. 오리발이 켤라고 하는데 대뜸 인천마부가 "불 켜지면 백만원 준다." 한다. 그소리 들은 오리발은 손바닥에 문지러고 콧김바르고 조심스레 눌루는데 탁 켜졌다. 그 순간 인천마부의 표정을 못 잡았다...ㅋ
지부책에 잘 적어놔라...오리발 호박씨까지 말공..

이 검은나비도 범이가 찍었다.. 

콘도 비워줄 시간도 되고 비도 오락가락해서 짐을 챙겨서 일단 출발하였다. 

가다가 보니 비가 그쳤다.
남은고기 구워먹는다고 석쇠집에 잠깐 정차...석쇠 사고
따라가던 우리는 창밖에 보이는 가로수를 찍었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주변에 잡풀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다니는 사람도 적을 것이고...
문막쪽으로 들어가서 간현부근에서 장소를 찾아 보았지만 축사 냄새때문에 다시 나왔다. 그저 비 오락가락 할때는 다리밑이 최고다. 젊었을때 터득한 노하우다.ㅋㅋ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개조한 4륜화물이라고 쓴 차를 타고 오신 할아버지 허리춤에 고기망태가 보인다. 따라가서 어떻게 잡으셨냐고 여쭈어 보았다. 투망으로 잡으셨단다.
핸드폰 들고 판로를 찾으시는 폼이 참 멋지시다....ㅎ

이곳저곳 다니다가  무슨 골프클럽 지나서 차들이 많길래 세워보았더니 사람들이 고기도 구워먹고 한다. 짐싸들고 내려오라는 총무의 벼락같은 호통에 바리바리 들고 저쪽 숲속 서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피우는 불은 다들 숯불이 아니고 휴대용 가스렌지에 불판이다.(화장실도 있고 해서 불은 못피우게 하는것 같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것은 숯 남은거 2봉지하고 새로산 고기굽는 적쇠, 그리고 다 못먹은 돼지목살하고 입밖에 없다.
야채도 빠쁘리고 젓가락도 없다.
그렇다면 답이 나온다. 다시 짐싸들고 가는 수 밖에... 고래고래 고함치던 총무가 미안했던지..자기가 저기서 불판하고 렌지를 빌려오면 된다고 난리다....이그...됐거든~~~!

고속도로로 올려 남은고기 처분하러 역삼동 간잽이 집으로 갔다.
목살에 오리고기 몽둥이 소세지까지 그 집에 남은음식 깨끗하게 청소해주고...마부노릇 안한 오리발 호박씨의 생일날처럼 배터지게 먹고 마시고나서 다음일정 이야기하고 보니 비가 엄청 쏟아진다.
저번처럼 강남 물난리가 생각나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보내기 섭섭한 어부 옆지기가 안주 한보따리씩하고 맥주 1박스씩 실어보낸다.
먹는 우리야 고맙지만 늘 이렇게 아까운 것 없이  퍼 주는 마음 씀씀이가 한없이 고맙다.
새삼 부창부수란말이 마음에 와 닿는 그런 한 여름날의 오사마리다.

[물가에서 찍은 동영상은 편집하는 것을 배워 마무리 되면 올리도록 하마...]
그림이 많아 밑으로 길고 눈도 침침했을텐데 끝까지 봐주어 고맙네 친구들...^^



낙화유수 - 소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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