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1. 18:23ㆍ낙서장/우리들
1박2일... 티브이 플그램처럼 각본에 따른 미션도 없는 우리들의 1박2일이다. 설악산 가자고 하면 행선지는 어디로 할 것이며 무엇을 할 건지 알려주지도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챙겨서 따라간다. 가다가 차가 막혀 못가면 차돌려 간다. “이래서 계획없이 나온 여행은 길 바닥에서 고생한다” “누구야 가자고 한넘이” ”설악산이 앞동산 이가...“ 어쩌구 저쩌구 불만들이다. 한두번이 아니다 늘 그랬다. 그러다가도 자리잡아 한잔씩 주고받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다 잊고 그날 하루 행복해서 헤헤거린다. 옆지기들도 곡차를 잘하는 터라 우리는 그래서 쌍으로 행복한지도 모른다. 남편 술 못마시게 옆에서 대신 마시다가 술을 배웠다지만 지금은 더 세다. 행여 한잔하고 평소에 켜켜이 쌓인 묵은감정 주섬주섬 주워내어 바리바리 가슴에 도배질 하지는 않을지... 딱 두넘은 늘 노심초사 안절부절 이지만, 이제 살날이 살아온 날보다 훨씬 적은 옆지기들도 내공이 쌓여 스스로를 포용하고 세월의 무게속에 다져진 너그러움이 엿보인다. 예전처럼 밤새워 동양화 공부도 안하고 다음날 출발 할 트레킹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것을 보면 나이는 속일수 없는가 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것저것 되돌아 보며 역시 “먹을 것은 싸가지고 와야 시간절약 돈절약 된다.” “여행 계획은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고는 하지만 장담컨대 다음도 또 그럴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한가지 느낀것은 리조트 바베큐장 에서 두 며느리 먹으라고 끝까지 고기 굽고 서빙 하던 머리가 희끗희끗한 그 아저씨. 궂이 자기가 구워야 맛이 난다면서 앉아서 먹기만 하는 며느리를 두둔하던 그 아저씨의 행복해 하는 모습이 4-5년 후의 우리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고, 어느듯 친구들의 대화에서 "행복"이란 단어가 자주 나온다는 것이다. |
현충일을 낀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설악산을 찾았다.
5가족의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며 친척이기도 한 가족들이다. 모임에 자주 참석 못한 나는 전날부터 신발 챙기고 입고갈 옷 챙기고 새벽에 알람 설정하는 모습이 들뜬 기분처럼 보였는지 옆지기한테 한마디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인천과 수원, 그래고 고양시민 서울특별시민이 가평휴게소에서 7시에 만났다.
나는 춘천고속도 개통후 처음 길이다.
시원한 아침길을 달리니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콧구멍에 바람이 들어가면 시원한 법이다.
용대리에 도착하여 황태구이와 시원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구루마 끄는 마부들 한테는 미안했지만 어쩌랴 황태 해장국에 곁들인 한잔술이 여행길을 한층더 행복하게 해주는것을... 물론 나보다 더 행복해 하는 한넘이 있긴 하지만 아침부터 주고받는 술자리가 그리 흔하던가...
먹고나서 보니 1인분이 만원이다.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해장국은 2그릇씩 비웠다.
우리가 황태구이로 아침을 먹은집
나물반찬이 먼저 서빙되고..조금씩이지만 가지수는 꽤 된다.
아침을 먹고 나와서 그 길로 권금성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더디기만 하다.
차들로 막혀 끝이 안보인다.
한 참을 따라가다가 앞차가 그만 차를 돌린다. 일정을 바꿔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통일전망대로 가는 길은 관광객을 위한 도로의 화단조성이며 쏟아지는 햇살이 아스팔트와 어울어져 기분이 상쾌했고 좌우의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짙은 녹음은 예전의 설악산 추억을 떠 올렸다.
예전에 왔을때는 아이들이 어릴때였다.
지금은 따라 다니지도 않지만 그 당시는 대구에서 오고 인천에서 오고 수원에서 오고하여 중간에서 만나 설악산에 들어갔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온 종일 비가 와서 나가지도 못하고 산오징어 회로 술 한잔 하던 일.
다 먹어도 시원 찮을터인데 옆지기들이 억지로 남겨서 공동 취사장에서 부침개 구어서 먹던 일.
취사장에서 먹고 싶어 쳐다보는 여행객 아이들과 나누어 먹던 일.
반바지에 슬리퍼신고 미친듯이 내려가는 민박집옆 개울가 황토물을 구경 하던 일.
이런 저런 옛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옆에서 주절거리는 말을 듣고 운전하던 마부도 똑 같은 추억에 잠겼으리라.
지긋이 웃는 마부의 옆 얼굴을 쳐다보니 살같이 흐른 세월의 무상함이 비록 나 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니라.
머리는 염색했는지 새까만데 어찌 수염은 하얗게 변해 가는고....
그것참~!
통일전망대 입구에 도착했다. 6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의 세상이다. 머...어릴적 동요가 생각나는데 다음가사는 기역이 가물가물~~
통일전망대 매표소 입구
저멀리 금강산 호텔? 콘도가 보인다.
해변의 백사장이 좋은데 저기서 해수욕도 하나? 물을보니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아저씨 표정도 점점 더 할아버지 다워진다.
통일전망대 입구건물에서 줄을 서서 입장권 끊고 기다렸다.
안보교육관도 있다. 출입증에는 안보교육을 받도록 되어있다.
안 받아도 되는지 조금있다가 줄지어 올라가는 차들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출입증 검사하고 인원 점검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입구의 전망대 안내판
통일전망대쪽으로 올라가는 길
올라가다가 느닺없이 옆 화단의 토끼풀꽃 꺾더니 팔찌를 만들어 주는 한넘...왜 그러는지 나는 안다. 오늘 저녁에 곡차할때 좀 편해 보자 이거지...소심하기는 쯧~
통일전망대 건물
불상...성모마리아상은 저아래 조그맣게 보인다.
하늘이 맑아서 인지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해금강은 참 아름답게 보였다.
저건너 어딘가에서 몇 년전에 총격당한 박왕자씨도 생각이 났다. 무자비한 넘들~
육군하사 출신 사장님은 열심히 보신다.
부창부수 아니라던가...표정도 우째이리 닮았을꼬오..
멋진 아저씨 할배~
우리총무 고생하고 땀닦네...
얼마 만이던가..
통일전망대를 내려오는데 차가 줄지어 기다리는데 짜증이 났다.
막힐일이 없건만 저아래 검문소에서 인원 확인하고 출입증 회수하고 일일이 트렁크 검사하는라 이렇게 기름 낭비를 하고 있었다.
어쩌랴..국가를위해 하는일도 없으면서 도와는 못줄망정 놀러온 주제에 수고하는 장병들한테 역정낼수는 없고 웃는 얼굴로 수고한다는 말 밖에...
통일전망대를 나와 저녁에 먹을 횟거리와 먹거리도 사고 점심도 먹을겸 항구들을 따라 내려갔다.
목적지를 정한것이 아니라 내려가면서 적당한 곳에서 사기로 하고 대진항과 화진포 삼포해수욕장을 거쳐 주문진 바닷가 시장으로 향했다.
주우욱 따라 내려와보니 주문진 이다.
어시장에서 열기.꽁치.광어를 사고...
광어와 산오징어, 숭언지 송언지 회로 점심먹고 약발떨어진 행복주 한잔씩 했다. 물론 마부들은 보시는 바와같이 콜라 따른다.
어시장에서 산 수산물과 리조트 부근에서 삼겹살을 사서 용평리조트로 향했다.
용평리조트에 도착해서 방을 얻고...
리조트에 들어가서 짐들을 풀고 막간을 이용해서 한 폼씩~ 언제봐도 소녀같소...
야...세월은 못 비켜가는구나..그 곱던 얼굴이 오데가고...아저씨같은 할배여..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인간적으로 배좀 줄입시다.!!!
오랜만에 어깨동무 해보네~
한심하지요? ㅎ
어딜가나 막내들은 고생하는겨...
연설 고만하시고~챙겨서 바베큐장 자리 잡으러 가자구요~~
바베큐장 가면서 진짜 마부를 보았다.
스키장과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놀이공간
열기 꽁치 광어등 해산물 구워먹게 준비중인가 보다.
꽁치는 맛이 참 좋았다. 지금 소금잽이가 소금을 뿌리고있다.이분은 소금이 인생인 분이다..쉬지않고소금 집어넣는다....짭쪼무리하게...옆에서 말리던 누구는 체념한듯~~집게만들고 쳐다만 보네..
꽁치는 구워서 주변 바베큐족들과 나누어 먹었다.
누군 굽고 누구는 술만 마신다. 지만 먹지 꼭 따라서 나를 준다. 기특하기는 하다.
그래야 행복해 지니까...
그래도 표정만큼은 행복 만땅이다...그려 이맛이야...자 한잔하지~~!
다른가족들은 다 들어가고 우리만 남아서 남은것 다 구워먹는다.
삼겹살은 굽지도 못했다.
허걱~!! 니도 소금치나...
소금잡이는 따로 있는데~
묵은김치 구워서 먹는 맛도 좋았다. 이튿날 라면먹을때 남은 김치 다 먹었지만, 작년 김장김치가 금년김장할때까지 남아있는 딱 한집..소금잽이집. 정말 컨츄리 출신다운 가풍이다.
안주 더 달라고??? 고만 무라~!! 할배..
이튿날 양떼목장 옆에있는 선자령으로 트래킹을 하기로 하고 먹은 술기운에 나는 그만 퍼져서 잤다.
다음날 물어보니 별일없이 다들 일찍들 잤다고 한다.
일어나자마자 소금잽이가 라면을 끓여 라면과 밥으로 아침을 먹고 짐챙겨서 양떼목장으로 출발했다.
양떼목장 입구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5킬로 넘짓한 선자령 코스인데 산악 자전거 타고 가거나 등산 코스로 그리 험하지 않고...왕복 11킬로 정도 대관령의 초록 풍경을 느끼기에 괜찮은 코스이다. 총무가 겨울에 오면 참 좋고 돌가루포대 타고 내려왔다고 설명을 한다.
대관령 양떼목장 맞은편에 차를 세우고 올라갔다.
선자령 등산로 입구 안내판
선자령설명 높이는 1,157m이다. 대관령(832m)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산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닌 재 령(嶺)자를 쓴 유래는 알 수 없는데, 옛날 기록에 보면 《산경표》에는 대관산,《동국여지지도》와 1900년대에 편찬된 《사탑고적고(寺塔古蹟攷)》에는 보현산이라고 써 있다. 산자락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의 기록을 전하는 《태고사법》에는 만월산으로 적혀 있는데,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과 같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보현사는 신라시대에 낭원(朗圓)국사 보현이 직접 창건한 절로서, 경내에는 낭원대사오진탑(朗圓大師悟眞塔:보물 191)과 낭원대사오진탑비(보물 192)가 있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옆에는 대관사라는 사찰과 산신각, 강릉 서낭신을 모신 서낭당이 있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강릉시내와 동해까지 내려다 보인다. 주능선 서쪽으로는 억새풀, 동쪽으로는 수목이 울창하며 산행 중 한쪽으로는 강릉과 동해바다가 보이고 한쪽으로는 삼양대관령목장의 경관이 바라보여 이색적이다. 산의 해발고도는 높지만 산행 기점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에 자리잡고 있고 선자령까지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등산로가 평탄하고 밋밋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그 때문에 전 구간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이 산은 겨울 산행에 어울리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데, 능선의 눈꽃이 아름답고 동쪽 능선으로 하산할 때는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적당한 경사를 이뤄 마대자루를 깔고 엉덩이 썰매를 신나게 탈 수 있다. 코스는 하산 경로에 따라 2개가 있는데 산행시간은 약 4시간 걸린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나 가족산행, 폭설기에는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 낫다. 3월부터 5월 15일까지, 그리고 가을철 일부 기간에는 산불 예방을 위하여 입산이 통제된다. |
이 야생화 이름이 모지?...나도냉이.
등산로 입구에 핀 매발톱꽃.
2010/05/03 - [그림들/그림과영상] - 5월을 맞이한 안산풍경과 야생화
불어오는 대관령 바람에 왼쪽 나뭇가지가 없다.
미나리 냉이
삿갓나물...우산나물과 비슷한 것 같다.
2010/06/23 - [그림들/산유화] - 코스모스가 피었다.
삿갓나물
등산코스도 살펴보고~~ 편안한 여유가 엿 보인다.
솜방망이
햇살머금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는 숲길은 상쾌하기만 하다.
애기나리...입에물고 병아리떼 쭁쭁쭁은 나리지만 개나리다.
제비꽃 조동진의 제비꽃이 생각나네...저꽃을 귀밑에 꽂아주까? 2010/04/15 - [낙서장/이야기] - 여러곳에서 봄내음이 물씬난다..
쥐오줌풀
누가 그랬던가,
숲에 오면 숲내음에 감성이 배가 되고..
숲에 오면 솔바람에 영혼이 맑아지고..
숲에 오면 영롱한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숲에 오면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줄딸기
병꽃?
2010/05/22 - [그림들/산유화] - 안산의 뻐꾹나리와 수로옆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
벌께덩쿨
푸른하늘에 탁 트인 공간은 초원같았다. 군데 군데 조성한 야생화 군락지 도 꽤 있었다.
덩쿨 개별꽃
덩쿨 개별꽃
꽃마리
둥글레 2010/05/11 - [그림들/그림과영상] - 이제 창포꽃(붓꽃)이 피는구나..
물솜대
큰앵초
큰앵초
B50같은 제트기가 지나갔는디 푸른하늘에 길게 길이 나 있다.
동희나물
풍력발전기를 보니 외국같은 기분도 든다.
피나물
사방에 풍력발전기다. 정상에서 세어본 사람들은 50기라고 하는데....맞는지 모르겠다.
몇번을 세다가 잊어먹어 포기했다. 나는...
선자령을 내려와 홍천으로 방향을 잡았다. 서울 가는길이 걱정되었다.
3일 연휴길이라 오후부터는 차가 많이 밀린다는 뉴스를 접했기에 더욱 그렇다.
어쨌던 점심 먹으러 양지말 화로구이로 출발 하였다.
양지말에 도착하니 온동네가 고기굽는 연기로 자욱하다.
번호표를 받고 밖에서 30분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원래 양지마을인데 양지말로 고유명사화 되어가고 있고, 실제로 홍천군 홍보 행정자료에도 양지말로 표기하고 있다니 그 유명세는 가이 짐작 할만하다.
1인분에 12,000원 더덕 하나추가에 3천원 예전보다 조금 올랐지만 양념 삼겹살은 입에 들어가니 살살녹는다. 소스에 꿀을넣어 큰 숫발 화로로 타지않도록 익혀 이지방 토박이인 사장님 부부의 조리 노하우가 녹아들어그런지 사람들이 꾸역꾸역 이렇게 많이 모여드나 보다.
점심먹고 수원과 인천팀 서울팀이 각각 출발하기로 하고 고속도로에 올렸다가 너무 막혀서 길을 돌려 국도로 넘어와서 미사리 망향 비빔국수에 도착했다.
이집은 예전에는 비빔국수와 만두만 했는데 지금은 잔치국수도 하네..
물론 소금잽이와 나는 6천원짜리 곱배기로 먹었다. 양이 얼마 안된다는 소금잽이의 말에 솔깃하여 곱배기 했다가 배불러 시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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